1. 회원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2. 한국언론정보학회는 이상길 회장의 2025년 신년 인사를 다음과 같이 보내드리오니,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다 음 ▶
존경하는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원 여러분,
새해 인사 올리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여러 가지 좋은 일도 많았던 2024년이지만, 12월에 잇따른 내란 사태와 대통령 탄핵, 여객기 참사의 여파로 의례적인 신년 덕담과 안부 인사조차 나누기 괴로운 상황이 된 탓이 큽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과 집단학살을 여전히 자행 중이고, 역시 끝나지 않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는 급기야 북한군까지 참전해 또 다른 비극을 빚어내고 있습니다. 작년에 벌어진 이 참담한 사건·사고들이 아직껏 현재진행형인 시국에서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누군들 평온한 마음으로 축복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2025년을 맞아 회원 여러분께 드리는 인사의 글을 쓰면서 굳이 “희망이 있기를 희망하는 것도 하나의 희망일 수 있다”는 작가 한강의 말을 떠올립니다. 암울한 국내외 정세 속에서 냉소와 무기력에 빠져드는 스스로를 질책하며, 우리들이 ‘그래도 무언가 할 수 있다’고 서로에게 믿음과 힘을 나눠줄 수 있길 기대합니다. ‘그래봤자’ 연구하고 말하고 글쓰는 일이 대부분이겠지만, 그 일만으로도 우리가 힘들고 어려운 현재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더 낫게 만들어가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식 아래 26대 집행부에서는 2025년 우리 학회가 해나갈 세부 사업들을 기획 중입니다. 사업들 하나하나에 관해서는 나중에 뉴스레터를 통해 다시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집행부의 중요한 당면 목표 한 가지는 올해 격변이 예상되는 시계 제로의 정세 속에서 학회가 중심을 잘 잡아나가는 것입니다. 지난 연말의 어처구니없는 내란 사태는 우리 모두 이미 오래전 넘어섰다고 여겼던 ‘민주-반(反)민주’의 구도를 첨예하게 부활시켰습니다. 궤변과 곡학으로 내란 사태를 정당화하려 드는 반민주적 정치사회 세력이 어느새 ‘자유민주’, ‘법치’, ‘여론’ 같은 언어를 제멋대로 오염시키며 선전·선동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로 인한 정치적 갈등과 분열 또한 고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헌적·위법적 비상계엄에 대한 교묘한 변명과 옹호는 그 자체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민주정과 언론자유에 대한 부정이자 사회적 합의에 대한 위협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최소한의 전제 없는 소통은 없습니다. 소통의 구현도, 공론장의 형성도 민주주의와 헌정질서에 대한 공동체의 인정이라는 대전제 위에서만 가능한 기획입니다. 그러니 그 기본적인 사회계약을 뒤흔들고 짓뭉개려는 반민주적 정당이나 미디어, 사회 집단이 있다면, 누구보다도 언론학자들이 연구로, 말로, 글로 그리고 때로는 행동으로 적극적인 비판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학회는 필요한 역할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올 한 해 동안 어떤 정국이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섣부른 정치적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되, ‘반민주에 반대한다’는 원칙론적 입장만큼은 확고히 견지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 새해 초부터 너무 무겁고 딱딱한 언어로 희망을 이야기하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 하지만 세상사에 늘 밝고 가벼운 희망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모든 나쁜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희망이 있기를, 그 가닿기 쉽지 않은 희망이 우리를 좀 더 나은 미래로 이끌어줄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더불어 회원 여러분의 한 해에 건강과 지혜와 행운이 깃들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1월 3일
한국언론정보학회 제26대 회장 이상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