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소개         학회장 인사말

학회장 인사말

1989년 3학년 학생회장으로 비판언론학 교수를 임용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를 모아 과사무실에서 농성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한국사회언론연구회> 석수사무실을 방문했던 것이 한국언론정보학회와 첫 번째 인연이었습니다. 석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선배님들의 학문적 열의를 옆에서 지켜보며 학문적 등대를 따라 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첫 만남 이후 36년이 지난 지금 언론정보학회를 맡아 학회에 봉사할 수 있게 된 것이 큰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한국언론정보학회는 규모보다는 학문공동체 정체성을 중요시하는 학회였고, 외양만 갖춘 학회보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학회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학회였습니다.

한국언론정보학회는 1988년 창립된 <한국사회언론연구회>가 1998년 4월 사단법인화하면서 언론개혁이라는 현실적 요구와 이를 학문적으로 규명하는 비판커뮤니케이션 연구를 주도해온 명실상부한 학술공동체로 성장해왔습니다. 지난 26년 동안 한국언론정보학회는 비판커뮤니케이션의 학문적 영역을 확장하고 학회의 외연을 확대하였고 새롭게 생겨나는 다양한 매체와 커뮤니케이션 현상에 대해 사회과학적 연구와 교육을 수행해왔습니다. 그 와중에 학문연구를 선도하는 많은 훌륭한 학자들도 배출하였습니다. 언론학회와 방송학회에 비해 후발 학회로서 쉽지 않은 어려운 조건에서 선배 회원님들은 학회를 중심으로 비판언론학의 토대를 다지고 많은 후학을 양성해왔습니다. 제27대 집행부는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받아 학문적 정체성 확립과 외연 확장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은 AI와 소셜미디어로 대표되는 기계와 인간의 관계가 전면적으로 변화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과거 신문과 방송이라는 매체는 AI와 SNS라는 플랫폼 기업으로 대체되고 뉴스와 여가 수단이던 미디어는 산업계와 일상생활을 넘나드는 새로운 AI매체 플랫폼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AI와 SNS로 대표되는 기계와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규명하고자 하는 이론화 작업은 장기적인 작업이 될 수밖에 없지만 제27대 집행부는 전임 집행부가 꾸준히 제기하고 추진해오던 비판커뮤니케이션의 재구성 작업을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2000년 이후 신문과 방송 등 레거시 미디어의 쇠퇴와 온라인 혹은 모바일 매체의 성장은 또 다른 측면에서 규제 영역의 공백과 불균등 규제라는 미디어 산업과 법제의 불일치 현상을 유발하고 있으며 이 불일치 현상은 10여년 이상 심각한 수준으로 방치되어 왔습니다. 27대 집행부는 첫째 새로운 기술과 낡은 법제의 불협화음을 극복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집중적으로 제기하여 AI와 SNS라는 플랫폼 시대의 적합한 새로운 법제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학회의 정체성은 학문적 후속세대의 양성과 다양한 연구회의 일상적인 학술활동으로부터 나온다고 전제하고 27대 집행부는 대학원생 연구회를 포함한 연구회를 활성화하고 지원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모쪼록 많은 관심과 격려,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11월 29일
한국언론정보학회 제27대 회장 이 건 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