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원장의 첫 번째 인사말
위험사회와 커뮤니케이션: 위험의 일상화, 포용적 소통 가능성의 확장
< 초대의 글 >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폭염의 기운이 서서히 옅어지는 가운데 어느덧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라는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여름은 무척 힘겨웠습니다. 특히, 기록적인 무더위와 집중호우, 그칠 줄 모르는 코로나 확산 등으로 지치고 힘든 일상을 보내셨을 줄로 압니다. 그러나 어김없이 다가오는 계절의 변화 앞에서 또 다른 희망의 씨앗을 품고 새로운 기대를 가져봅니다. 한국언론정보학회는 오는 11월 19일 토요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가을철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합니다. 이를 위해 조직위원회가 구성되어 성심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의 대주제는 “위험사회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지난 수 세기 근대화를 추동해온 도시화, 산업화, 자본주의화의 그늘 아래 오늘날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위험 요인은 도처에 편재하고, 중층화되며, 일상화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제 미심쩍은 지속가능성보다 많은 것들의 지속불가능성을 정직하게 대면하고, 주어진 조건 하에서 이에 대한 대안적 사유와 실천이 필요하다 말하기도 합니다. 또한, 가팔라진 지구화와 디지털 초연결사회로의 진입은 다양한 위험의 확산 역시 그 속도와 범위를 유례없이 빠르고 넓어지게 하는 가혹한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잦아진 자연 재난과 기후 위기, 신종 감염병의 창궐과 보건 위기, 지구적 금융 위기의 파고, 신냉전, 혹은 그 이상의 서막을 예고하는 전쟁과 테러, 세월호 침몰이라는 비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반복되고 있는 사회적 재난 등은 모두 위험이 일상화된 사회의 한 단면들입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중층적 위험 앞에서 과학기술에 기반한 관료제적 통제만으로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오늘날의 세계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험이 일상화된 사회는 역설적으로 새로운 성찰적 개인들과 이들이 연대한 사회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성찰과 연대를 위한 선택과 실천의 주체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어야 하며, 기술 결정론적 관점과 태도가 아니라 진지한 사회적 숙의와 개입, 이를 견인할 창의적이며 재기발랄한 참여문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색의 한가운데에 소통과 신뢰가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 개인과 개인, 개인과 공동체, 공동체와 공동체간의 진실하고 효과적인 소통이야말로 새로운 성찰적 사회를 구성하기 위한 전제 조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