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원장의 초대글
“다시 평화, 다시 민주주의: 언론학, 신냉전을 응시하다”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문득 걸음을 멈추고 물어봅니다. “너무 바쁘게 사느라 정작 중요한 걸 놓치고 사는 게 아닐까”라는 질문입니다. 당연하게 누리는 ‘평화’와 관련된 얘기입니다. 빼앗길 때야 비로소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물과 공기처럼 ‘평화’도 그렇습니다. 당장 전쟁이, 그것도 핵전쟁이 터지면 이 좁은 한반도에서 우리가 숨을 곳은 없습니다. 피를 흘리면서 성취한 민주주의도, 모두의 땀으로 쌓은 번영도, 미래의 꿈도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휴전을 맞은 지 어느덧 70년, 모두가 그 사실을 망각한 건 아닌지 고민입니다. 전쟁 직전까지 내몰린 후에 잠깐 찾아왔던 2000년과 2018년의 봄도 벌써 저물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 현실은 엄혹한 ‘신냉전’의 시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지속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 한미일 삼각동맹에 대한 강제 그리고 대북관계의 악화는 한반도에 다시금 전쟁의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한국의 민주주의는 다시 짓밟히고 있습니다. 언론 자유와 미디어공공성의 위기가 재현되고 있습니다. 자유, 공정, 법치라는 수사 속에서 민주적 가치와 제도가 총체적으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늦었지만 ‘다시’ 평화를, ‘다시’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평화, 자유, 민주, 주권이 깊이 성찰되어야 신냉전 체제를 대응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평화’라는 단어를 대신해 ‘응징’을 입버릇처럼 거론합니다. ‘위기’와 ‘전쟁’과 같은 단어는 일상 풍경이 되어 버렸습니다. 언론학이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진실’이 첫 번째 제물이 되고 있습니다. 안보적 보수주의에 입각한 언론이 평화와 민주주의의 걸림돌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언론의 책임과 기능에 대해 깊은 고민, 언론학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이번 학술대회 대주제는 ‘다시 평화, 다시 민주주의: 언론학 신냉전을 응시하다’입니다. 이는 2023년 한국언론정보학회 봄철 학술대회라는 집단지성을 통해 풀고자 하는 화두입니다. 언론학의 관점에서 신냉전 시대 평화와 민주주의에 대해 어떠한 고민을 안을지, 어떠한 방향과 대안을 모색할지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학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2023 한국언론정보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
- 일시: 2023년 5월 27일 토요일
- 장소: 우석대학교 전주캠퍼스
2023년 봄철 정기학술대회 조직위원회
최용준(위원장), 김선영, 김성해, 방희경, 서보윤, 최윤규, 허찬행, 홍원식